[생활 속 법률-이혼] 허락 없이 배우자가 데리고 나간 아이, 어떻게 찾아올 수 있을까?

입력 2019-02-26 11:3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부부 관계가 파탄된 상황에서,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 버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특히 요즘 외국인이나 교포 등과 결혼해서 외국에 거주하다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버리는 경우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 아이의 양육권을 뺏긴 사람은 어떻게 다시 아이를 찾아올 수 있을까? 결국은 이혼 소송 등을 통해 아이의 양육권을 확보해야 하지만, 다른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살펴보자.

아이를 일방적으로 데리고 나간 배우자를 고소해서 형사 처벌을 받게 할 수 있을까? 베트남 국적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서 한국에 살다가, 남편과 상의 없이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간 사건이 있었다. 남편은 배우자를 처벌해 달라고 고소했다. 이 베트남 여성을 처벌할 수 있을지 몇 년 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대법원은 배우자가 폭행, 협박 같은 불법적인 행동을 해서 아이를 탈취해 간 경우에는 그 배우자를 처벌할 수 있지만, 폭행이나 협박 같은 행동 없이 단지 아이를 종전에 살던 곳에서 데리고 나와 다른 곳에서 양육한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베트남 여성은 특별한 폭행이나 협박 없이 단지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를 보면, 배우자가 허락 없이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경우라도, 이 배우자가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국에서 결혼 생활을 하던 중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경우에는 ‘헤이그 협약’에 의한 아동반환청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국제적인 아동탈취가 일어난 경우 아이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법적 구제를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헤이그 협약은 이처럼 국제적인 아동탈취가 일어난 경우 효과적인 법률적 구제를 하기 위해 체결된 국제 조약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이 협약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법률을 만들었다.

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헤이그 협약에 의한 아동반환청구가 문제되는 경우를 여러 건 접했고, 점점 사건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헤이그 협약에 의한 아동반환청구는 이혼 후 아이의 양육권을 누가 가지게 될 것인지는 고려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탈취된 아이가 그 전에 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언어도 다르고 친구도 없는 곳에서 사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이혼 소송을 하는 기간에 아이가 원래 살던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이의 양육권을 뺏긴 입장에서는 헤이그 협약에 의한 아동반환청구를 해서 신속하게 아이를 양육권을 회복할 수 있다.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연락을 끊어 버리거나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들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헤이그 협약을 통해 경찰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혼 소송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아이의 양육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아이를 돌려받지 못한다면 결국 강제집행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를 강제로 데리고 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집행을 하는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자신의 뜻을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나이일 경우, 아이가 돌아가기 싫다고 하는데 강제로 데리고 오기는 힘들고, 실제 집행이 이루어지기도 어렵다. 배우자가 아이를 인도하라는 법원의 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이에 따르지 않는다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감치에 처할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7,641,000
    • +5.73%
    • 이더리움
    • 4,570,000
    • +3.04%
    • 비트코인 캐시
    • 610,000
    • -1.21%
    • 리플
    • 822
    • -1.91%
    • 솔라나
    • 303,200
    • +3.09%
    • 에이다
    • 825
    • -4.62%
    • 이오스
    • 779
    • -5.8%
    • 트론
    • 232
    • +0.87%
    • 스텔라루멘
    • 154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800
    • -0.48%
    • 체인링크
    • 20,200
    • +0.25%
    • 샌드박스
    • 412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