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예상을 깨고 ‘최고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서 24일(현지시간)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을 선보였다. ‘메이트X’은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폴드’와의 차이점으로 주목을 끌었다. 올해 중순 출시될 예정인 ‘메이트X’의 가격은 2299유로(약 292만 원)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보다 30% 비싸 ‘고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CN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화웨이는 ‘메이트X’을 공개하며 가장 ‘큰’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이트X’은 두개의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는데 접었을 때 한쪽은 6.61인치이고 다른 한쪽은 6.38인치다. 이를 펼쳤을 때의 화면 크기는 8인치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7.3인치보다 크다. 두께 역시 펼쳤을 때 5.4mm, 접었을 때 11mm로 갤럭시 폴드보다 얇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메이트X은 디스플레이를 접었을 때 뜨는 공간이 전혀 없다”며 “100개 이상의 콤포넌트로 구성된 특허받은 ‘힌지(hinge)' 기술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요즘 스마트폰은 6인치이고 갤럭시 폴드는 7.3인치에 불과하지만 메이트X은 8인치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화면이 작으면 할 수 있는 게 적다”며 “영화 감상이나 게임 플레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메이트X처럼 큰 화면이 필요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인 것과 달리 화웨이는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해 차별화했다.
‘메이트X’은 5G 통신도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모뎀 칩셋 발롱 5000을 결합해 1GB 크기 영화를 내려받는데 3초면 된다고 화웨이는 설명했다. 기본 메모리는 8GB, 저장공간은 512GB다. 배터리 충전 속도는 0%에서 30분이면 85%까지 충전된다.
이와 같은 ‘메이트X’의 화려함에도 시장은 ‘최고가’라는 점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폴드’에 대해 너무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이미 받았기 때문이다.
1980달러(약 222만 원)부터 시작하는 ‘갤럭시 폴더’의 가격을 두고 당시 CNBC 방송은 “2000달러가 넘는 스마트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애플과 똑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게 바로 애플과 삼성이 양분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화웨이와 샤오미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화웨이가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이 낮게 책정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던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삼성이 애플의 실수를 답습했다며 “애플이 지난 해 출시한 세가지 모델 중 가장 비싼 아이폰 XR의 판매량은 예상보다 적었다”며 “예산에 민감한 일부 소비자가 기종을 업그레이드하기보다는 현재의 아이폰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애플은 물론 삼성보다도 더 높은 가격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번 ‘메이트X’의 가격을 두고 일부 분석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CNBC 방송에 “연구 결과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새 휴대전화에 1000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소비자들 실망시킨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