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보유자산 축소 종료...예정보다 대폭 앞당겨

1월 FOMC 의사록 공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전히 ‘비둘기파’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동결과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긴축적인 보유자산 축소 정책도 연말께 중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거의 모든 연준 위원이 자산축소 정책을 계속 진행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올해 말 정책을 중단할 것임을 조만간 발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연준 위원들은 자산축소 정책이 막바지 단계에 접근할 때 시장에 보다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29~30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한 것은 물론 별도 성명을 통해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날 공개한 회의록에서 자산축소에 대한 연준의 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확고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연준이 이르면 다음 FOMC가 열리는 3월에 보유자산 축소 방침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자산축소 프로그램을 종료하게 된다. 회의록은 “해외 경기둔화와 미국 재정효과 쇠약 등 불안정한 요인이 있어 기업심리가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2017년 가을부터는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으로 전환했다. 연준의 자산은 금융위기 전에는 1조 달러(약 1123조 원)에도 못 미쳤으나 세 차례의 양적완화 등을 통해 최대 4조50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이후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월 최대 500억 달러의 자산을 축소했다. 현재 연준 자산은 약 4조 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닛케이는 “과도한 자산 축소는 시중 자금 부족으로 이어져 정책금리에 불필요한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으므로 연준이 자산감축 계획 중단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FOMC에서는 또 향후 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대해 논의했으며 대부분 위원이 당분간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금리 조정을 관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예상과 부합하면 연말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과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두 의견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닛케이는 “연준의 비둘기파 정책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관계자 사이에서는 2015년 말부터 계속된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결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