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을 재판에 넘긴 검찰이 이르면 이달 말 남은 인원에 대한 기소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초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준비 중인 전ㆍ현직 법관 기소나 비위 통보 등은 2월 말 또는 3월 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많은 인원을 투입해 작업 중이다"라며 “증거자료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등 작업 자체가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작업을 마무리하고 3월 초에 기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사팀이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진행하면서 조사한 전·현직 법관 규모는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판사 등을 고려하면 기소될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과 입증 정도, 관여도 등을 고려해 기소 범위를 정할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범으로 적시된 권순일 대법관, 차한성 전 대법관,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은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한 권 대법관은 2013년~2014년 ‘물의야기 법관 인사 조처 검토’ 문건의 작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재판개입,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경우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수집을 위해 파견 법관과 연락을 주고받는 등 헌법재판소 견제 업무를 총괄하고, 법원 내부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기소 범위에 대해 “확정되기 전에 말씀드리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만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