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 제품의 보안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위험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결정은 5G 장비 도입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라고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망했다.
미국은 “5G가 엄청 빠르기 때문에 중국 통신장비를 사용할 경우 위험성은 더 커진다”며 “지금까지 범죄활동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화웨이가 해로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간첩활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왔다.
전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 업체가 야기하는 안보 위협에 대해 동맹국에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며 “중국 통신 업체를 활용하는 것은 중국에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3일 ‘중동 회의’ 참석차 방문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도 폴란드 당국이 화웨이의 폴란드 지사 임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것을 언급하며 “국가안보 위협에 타협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다.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국장 출신인 로버트 해니건은 “NCSC가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활용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5G 네트워크에 중국 기술이 들어온다고 해서 위협이 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이 유럽 지도자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영국이 안보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다른 나라들은 통신사업자들이 이 예방책을 채택해 중국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사람들과 미국을 설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기로 결론 낼 경우 미국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