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유연한 변화가 필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대대적인 그룹 조직개편과 인사쇄신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직원들 앞에서 직접 밝혔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진행한 ‘현대기아차 신임 과장 및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 세미나’에서 현대차그룹이 직면한 변화와 초급 간부들의 역할, 나아갈 지향점 등을 당부했다. 연수 대상자는 지난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신임 과장급 직원들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15일부터 2월 1일까지 5차수에 걸쳐 각 3일 동안 제주에서 약 900명의 신임 과장 및 책임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담대한 변화,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사전촬영 영상을 통해 정 부회장도 등장했다.
수소전기차 넥쏘의 옆에 선 채 인사말을 시작한 정 부회장은 “먼저 신임 과장 및 책임연구원들의 승진을 축하한다”며 발언으로 미소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한 조직개편 관련 발언에서는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정기 임원인사를 전후해 대대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5명의 부회장이 자리를 옮기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20여 명에 달했던 사장단 가운데 5명도 회사를 떠났다. 해외 권역본부 등 조직에 대대적인 개편도 뒤따랐다.
정 부회장은 “저로서도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유연하게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임 과장과 연구원 여러분은 전문성과 유연함을 가졌다. 잘 대처해주시길 믿는다”고 당부했다.
영상 후반에는 정 부회장이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내에서 직접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하는 모습이 담겼다. 넥쏘의 다양한 장점을 소개하던 그는 “이걸 누가 만들었지?”라며 재치있는 분위기도 연출했다.
현대차 자율주행시스템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켠 정 부회장은 운전석에 앉아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이메일을 확인하며 “운전하면서 오토웨이(사내 인트라넷)를 검색하고 이메일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남양)연구소에 과속방지턱이 참 많은데 이때마다 넥쏘가 알아서 속도를 줄여줘 참 편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1일 현대기아차 사내방송을 통해서도 공개됐다.
재계 관계자는 “10분 남짓한 영상이지만 사실상 그룹 총수역할을 하는 정 부회장이 임직원들 앞으로 성큼 다가서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