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은행에 대한 인기는 줄어가는 듯했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네이버가 ‘사업성이 떨어진다’라는 이유로 일찌감치 사업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인터파크도 불참을 결정하고 교보생명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예비인가를 앞두고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심사 설명회에서도 이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업체가 나오지 않았다.
신한금융이 등장하기 전까지 키움증권만이 강력하게 참여 의지를 보였을 뿐이다. 키움증권은 앞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선 자격 조건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17일 발효된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으로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됐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34%까지 지분율이 확대된 영향이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47.70%를 보유한 다우기술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경쟁 구도는 복잡해졌다. 아직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금융도 SK텔레콤과 인터넷은행 참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금융사 간의 경쟁도 펼쳐진 셈이다. NH농협도 잠재적 경쟁자로 남아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쥐고 있다.
사업 성과는 별개로 인터넷은행에 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할 당시, 이들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은산분리 규제도 사라진 상황이다. 대출상품까지 중단됐던 케이뱅크는 최근 5900억 원의 추가 지분 확보에 성공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로써 두 인터넷 전문은행의 자본금이 모두 1조 원을 돌파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인터넷은행은 국내 기존 금융사의 강력한 경쟁사로 떠올랐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은행에 참가한 배경에는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이 자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ICT 기업이 중심이 되고 은행이 보조적으로 참여한다는 태도를 뒤집고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유도 마찬가지다. 또 인터넷은행 진출에 대한 기회가 생겼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하면 다른 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계산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혁신 성장에 대한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사업이 될 것이라 큰 기대를 모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