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중국에 자율주행차 영업기밀을 넘기려다 덜미를 잡혔다. 작년 7월에도 같은 사례가 발각돼 엔지니어가 체포되는 등 애플의 내부 단속이 시급해보인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8년 애플에 채용된 지종첸이라는 엔지니어가 영업기밀을 도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플 내부 조사팀은 이 엔지니어가 자동차 센서 및 주문형 하네스를 포함해 자사의 독점 정보로 가득찬 개인용 하드 드라이브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극비 작업장 내부에서 휴대전화로 1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어 저장하는가 하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위한 매뉴얼과 도표 등 2000건을 다운로드 했다. 애플은 이 데이터들이 공개되면 엄청난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지종첸은 애플 내부 조사에서 중국에 있는 아버지가 아파서 1월에 병문안 차 중국에 갈 예정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애플 측은 기밀 보호 차원에서 중국 방문을 연기하라고 종용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실 그는 중국에 있는 자율주행차 기업 채용에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직원의 영업기밀 유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여름에도 샤오롱장이라는 엔지니어가 전력 및 배터리 시스템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리려다 기소됐다. 그는 2015년 입사해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 팀에서 일하다가 2018년 4월 애플에 육아휴직계를 내고 중국을 다녀온 후 본국으로 돌아가겠다며 애플을 그만뒀다. 그러나 그가 휴직 중 애플 본사를 찾아 자율주행차 관련 설계도를 개인 노트북에 저장해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당시 샤오펑 모터스라는 중국의 지능형 전기차 스타트업에 취업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애플은 지적재산권의 기밀성과 보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당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모든 수사를 연방수사국(FBI)에 위임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대해선 1200명의 관련 직원만 개발 중인 건물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주 애플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부문에서 인력의 약 5분의 1을 줄였다. 이에 2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나거나 재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