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김 할머니 조문 후 응접실로 옮겨 상주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법정 후견인),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손영미 쉼터 소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윤 이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김복동 할머니가 수술받은 뒤 진통제를 맞아가며 의지 하나로 버티셨다”며 “아흔넷 나이에 온몸에 암이 퍼졌는데도 9월 오사카를 다녀오고 수요집회도 다녀오시는 등 정신력으로 버티셨다. 의료진이 다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우리 어머님하고 연세가 비슷하신데 훨씬 정정하셨다. 참 꼿꼿하셨다”고 회상했다. 윤 이사장은 “돌아가시면서도 말씀을 많이 하셨다. ‘끝까지 해달라’, ‘재일 조선인 학교 계속 도와달라’라고 하셨다”며 “‘나쁜 일본’이라며 일본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셨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이사장은 “김정은이 빨리 와야 한다”며 “(오면) 금으로 된 도장을 만들어주겠다. 김정은이라고 새겨진 그 금 도장으로 통일문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어머니 고향은 흥남이다”며 “저는 남쪽에서 태어나 고향에 대한 절실함이 덜하지만 흥남 출신들은 모여서 고향 생각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는 제가 그 모임에 가고는 했는데 모일 때마다 흥남 출신 신부님이 어디선가 함흥, 흥남 최신판 지도를 가지고 오셨다”며 “여기는 아파트단지고, 여기는 어디고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도를 둘러싸고 함께 봤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들이 한꺼번에 다 갈 수는 없더라도 고향이 절실한 분들이라도 먼저 다녀올 수 있어야 한다”며 “고향은 안 되더라도 평양, 금강산, 흥남 등을 가면서 반소원이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희망했다.
환담을 마치고 문 대통령은 빈소를 나오면서 방명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