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설 이벤트 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요식, 쇼핑, 여행 업종에서 30만 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마이신한포인트를 1만 점 지급한다. 단 추첨을 통해 1000명만 준다. 지난해에는 요건에 맞으면 모두에게 혜택을 줬지만 올해는 인원을 제한했다.
삼성카드도 이벤트 응모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주는 경품 규모를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였다. 온라인쇼핑 등의 무이자 할부 규모도 축소했다.
현대카드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서 이벤트를 진행한다.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비용은 10~20% 줄였다.
KB국민카드 역시 마케팅 비용을 20∼30%가량 감축했다. 올해도 백화점, 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주지만, 예년처럼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행사는 아예 없앴다. 지난해 KB국민카드는 응모 고객 중에서 추첨을 통해 세뱃돈 100만 원을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하나카드도 설맞이 행사를 대폭 손질했다. 지난해에는 세이브존과 제휴해 선물세트 최대 40% 할인과 2~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했지만 올해는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면세점 할인 이벤트만 하기로 했다.
지난해 ‘황금개’ 골드바 경품, 무이자할부 등 4대 이벤트를 했던 비씨카드는 올해 가맹점 할인·상품권 이벤트 한 가지만 진행한다. 제휴 가맹점 숫자도 줄였다.
다양한 유통 가맹점들과 설 판촉 행사를 진행했던 롯데카드 역시 계열사 공동 행사 외 별도의 이벤트를 기획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마트 등 비(非)롯데 계열 마트에서도 선물세트를 사면 할인 혜택이나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벌였다.
소비자 지갑이 활짝 열리는 대목에 카드사들이 혜택을 줄이는 이유는 수수료 인하 여파 때문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을 위해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준대형 가맹점까지 카드 수수료를 깎아주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연간 1조4000억 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잇단 수수료 인하 여파에 카드사 곳간에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카드사 영업이익률은 2011년 3%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5%대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여파에 수익이 줄어 무이자 할부와 일회성 마케팅을 중심으로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턱대고 줄였다간 고객이 발길을 돌릴 수도 있는 만큼 혜택 손질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