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발 넓히는 롯데, “‘포스트 베트남’은 미얀마”

입력 2019-01-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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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실패 만회하려 동남아 주력…최근 값싼 노동력에 지리적 장점 미얀마 급부상

“롯데의 ‘포스트 베트남’은 미얀마.”

롯데그룹이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부진을 동남아시아 진출로 털어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 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사업을 확대하며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여왔다. 롯데가 다음 시장으로 주목하는 지역은 단연 미얀마다.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28일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김현철 위원장 초청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기존 시장뿐 아니라 미얀마 지역 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시장에서 일부 사업을 철수하면서 동남아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롯데의 동남아 사업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집중돼 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유화 계열사가, 베트남에는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16개 계열사가 진출한 상태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바의 유화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을 잇달아 방문한 것도 롯데가 이들 지역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방문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베트남으로 지목되는 미얀마는 롯데의 새로운 동남아 전진기지로 부상했다. 최근 롯데의 계열사들이 잇따라 미얀마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 방증이다. 이는 정부가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미얀마를 주목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미얀마는 인도와 중국, 태국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로, 값싼 노동력에 힘입어 아세안의 생산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7~8%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로 내수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동남아에서 후발 주자인 미얀마는 성장성이 크고 아직 선점한 업체가 별로 없어 신흥시장으로서 매력도가 높다.

롯데는 호텔과 제과, 롯데리아 등 식음료와 서비스 계열사를 중심으로 미얀마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선두주자는 롯데리아다. 2014년 수도 양곤의 최대 쇼핑몰인 정션스퀘어에 1호점을 낸후 현재 25개점을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미얀마 내 최대 호텔인 ‘호텔롯데 양곤’을 열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직접 운영과 위탁 운영 투 트랙 방식으로 미얀마 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롯데제과를 통해 미얀마 제빵 1위 기업 ‘메이슨’을 인수했다. 1996년 설립된 메이슨은 미얀마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산빵 및 비스킷, 파이(케이크)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영업 지점 12개, 물류센터 10개를 통해 미얀마 전역에 판매망을 갖추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롯데 측은 장기적으로 메이슨을 통해 롯데제과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유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미얀마는 동남아 지역의 핵심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30대 이하의 비중이 70% 가까이 차지한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현지 업체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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