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이 금융권과 정보기술(ICT)업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국내 포털 1위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주요 ICT기업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제3의 메기 등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3일 금감원 본원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었다. 예상과 달리 이날 설명회는 핀테크기업을 비롯해 금융회사,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55개 기업, 12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2015년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설명회에 90여 개 사, 250여 명이 신청 명단에 올랐던 것과 대비하면 반토막이 난 수치다. 이는 첫 인터넷전문은행 탄생 때와는 달리 시들어진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둘러싼 업체 간 신경전은 여전했다.
이날 설명회는 구체적 인가 심사기준과 평가항목의 배점 등을 공개한 만큼 금융사 간 정보 습득과 분위기 탐색의 장이 됐다. 금융회사로는 신한, KEB하나, 농협 등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가 참여했다. 키움증권 등 증권사를 비롯해 비씨카드, 교보생명 등 제2금융권에서도 자리를 채웠다. 다우정보기술, 인터파크 등 ICT기업도 참석했다.
혁신 ICT기업 등이 지분 34%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은행특례법이 17일 시행됨에 따라 제3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누구일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주목됐다.
하지만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대형사 네이버, 인터파크 등이 인가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혁신 동력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신생사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미 2개 인터넷은행의 메기효과가 미미한 점을 봤을 때, 고객들은 계속 혁신적인 것을 원하는 데 뭘 줄 수 있냐”고 반문했다.
반면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 사이에서는 주변 경쟁 업체를 둘러보며 탐색전과 신경전을 벌였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업체는 “회사를 밝히기 어렵다”며 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날 참석한 키움증권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 대상 기업을 압축하고 있다”며 “2015년에는 특례법이 나오기 전이라 애매했지만 지금은 34%까지 가능하기에 적극적으로 타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키움증권은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사는 대형 ICT기업인 네이버의 참여 의사다. 네이버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김병칠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주요 로펌과 회계법인이 다 왔는데 누구를 대변하는지 저희도 모른다”고 답했다.
금융위 과장은 “은행업 인가가 20년 만에 처음이고 앞으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며 “네이버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