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간 합의 없이 탈퇴가 진행되는 소위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선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간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되 전환기간 종료시까지 군인·경찰 등에 의해 국경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관리하는 하드보더(Hard Border)를 회피할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가 EU관세동맹에 잔류(안전장치·backstop)하는 기한을 명시하는 것 등을 골자로 EU측과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EU측은 재협상 불가 방침을 고수 중이다.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 의견을 다시 묻는 국민투표를 추진할 수 있다. 이 경우도 투표 문안과 그 결과에 따라 EU잔류와 브렉시트 재협상, 노딜 브렉시트 등 다양한 결과가 가능하다.
의회내 갈등이 지속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조기총선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보수당 강경파 총리가 취임할 경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야당 집권시 제2국민투표 추진을 통한 EU잔류를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합의안과 관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각각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추진하더라도 3월29일이라는 기한 내에 대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열려있다.
반면 바클레이즈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 들은 예정된 탈퇴 일에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영국이 리스본조약 50조에 의거해 탈퇴일 연기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중이다.
앞서 15일 영국의회는 총 투표수 643표 중 반대 432표 찬성 202표로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여당인 보수당 내 강경파들은 안전장치(backstop) 기한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당 등 야당은 제2국민투표 추진 선호 등을 이유로 각각 합의안을 반대했다.
최다희 한은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불확실성이 커 어떤 시나리오로 진행될지 또 그에 대한 국내 파장은 어떨지 예단키 어렵다”면서도 “지금 금융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노딜 브렉시트만 아니라면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