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경쟁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관건은 이들 신제품이 기존 휴대폰에서 차별점을 찾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유포리아(Euphoria·도취감)’을 불러올 수 있느냐다.
유포리아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행복한 상태로서 유쾌하거나 의기양양한 기분을 수반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혁신전문가들은 신기술에 유포리아가 수반돼야 의미있는 소비와 투자 증가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태동한 지 10년이 넘은 스마트폰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벗어나는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변화의 시기에 뒤처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업체들은 앞다퉈 신제품 공개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다음 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듀얼 디스플레이가 달린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LG전자가 시제품이라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전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한 뼈아픈 기억을 가진 LG전자로선 이번 폼팩터 경쟁에서 결코 뒤처져선 안되는 절박함이 있다.
이 제품은 접으면 3인치대, 펼치면 7인치가 넘는 대화면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폴더블폰과 비슷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를 접는 구조가 아니라 두 장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사용한다는 게 다르다.
뒷면에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끼워 넣어서 스마트폰 앞뒤를 모두 화면으로 쓸 수 있는 형태다. 두 개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7인치대의 대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2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폴더블폰과 달리 LG전자 듀얼 디스플레이폰은 100만 원대인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최초 폴더블폰 경쟁을 펼쳤던 화웨이는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사 플래십 스마트폰 ‘P30’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폰을 깜짝 공개해서 MWC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계획이다.
2000년대 중반 ‘베컴 폰’으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모토로라 레이저폰도 폴더블폰으로 변신해 돌아온다.
외신 등에 따르면 모토로라 핸드셋 부문을 인수한 중국 컴퓨터업체 레노보는 다음 달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손잡고 1500달러(약 168만 원)가 넘는 초고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레이저 브랜드’로 출시할 계획이다.
모토로라는 그러나 2007년 애플이 최초의 터치형 스크린 스마트폰인 아이폰3를 출시하자마자 판매 급감을 경험했고, 스마트폰 시장이 열림과 동시에 노키아와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구글이 모토로라 핸드셋 부문을 인수했다가 2014년 레노보에 팔았다.
모토로라 레이저의 재등장은 2019년 스마트폰 시장 최신 트렌드인 5G, 폴더블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IT매체들은 관측했다.
물론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다음 달 내놓을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갤럭시 스마트폰을 공개하겠다며 세계 언론에 초대장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 갤럭시S10과 첫 폴더블폰을 내놓는다. MWC에 앞서 단독 행사를 여는 것은 화웨이 등 경쟁사에 관심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스만 씌우면 스마트폰은 다 똑같아 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이번에 나올 신제품들에 얼마나 큰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느냐에 따라 흥행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