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통합 4년만에 진정한 ‘원뱅크’를 실현했다.
KEB하나은행 노동조합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옛 하나·외환은행’ 간 제도통합 합의안 투표가 17일 68.4%의 찬성율로 통과됐다. 앞서 2015년 통합은행을 출범했지만, 인사·급여·복지제도가 통합되지 않아 출신 은행에 따라 관련 제도가 달리 적용됐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사제도 통합안과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합의안 등 두 가지 안건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임단협 안은 87%로 가결됐다. 임단협 주요 사항은 일반직급은 2.6%, 저임금직군(2차 정규직)은 4.6%으로 기본급을 인상한다는 것이다.
통합안의 골자는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임금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다. 통합합의안에 따르면 우선 직급계체를 옛 하나은행에 맞춰 4단계로 통일한다. 임금은 옛 하나은행 출신 직원의 수준을 옛 외환은행 출신 직원의 98%이상으로 높였다. 복지제도는 두 은행의 제도 중 비교우위에 있는 제도를 수용하기로 했다. 자기개발, 건강증진, 자녀교육, 주택지원, 육아휴직 등 복지를 확대한다.
하나은행 출신 직원 A씨는 “전보다 나빠질 건 없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외환은행 출신 직원 B씨는 “동기들 반응은 시큰둥 한 편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이제 합칠때도 됐다고 생각한다”며 온도차를 보였다.
통합안의 또 다른 의미는 2022년까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여는 데 있다. KEB하나은행은 구 하나 ‘행원B’, 구 외환 ‘6급’에 해당하는 2차 정규직이 2100여 명 수준이다. 이들이 맡는 업무는 텔러 등 타행 무기계약직과 같지만 정규직과 임금만 다를 뿐 비슷한 수준의 복지를 받아 ‘2차 정규직’으로 분류된다. 노사는 승진 자격 신설 및 연수제도를 도입해 3년에 걸쳐 정규직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다만 2차 정규직의 완전 정규직화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과의 갈등은 풀어야할 과제로 주어졌다. 치열한 공채를 뚫고 들어온 대졸 정규직 행원의 불만이 새어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