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정기인사가 이달말로 다가온 가운데 예년과 달리 큰 폭의 인사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금피크제(임피제) 적용에 따라 물러나는 세 자리에 대한 인선과 후임 경제연구원장 정도가 관심일 것이란 전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기인사 이후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5월과 7월 연이어 두 명의 부총재보가 임기만료를 이유로 물러날 예정인데다, 한은 부총재보가 자리를 옮겨왔던 금융결제원 원장 임기도 4월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2월말 2+1년의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 손욱 경제연구원장의 후임 인선 여부도 관심사다. 3년전 특급에서 1급으로 낮춰진 경제연구원장은 그동안 개방형 공모제로 인선해왔다. 다만 올해엔 기존과 같은 개방형으로 할지 내부 인사로 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외부 공모시 임기 한달 전 공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말이나 설 연휴 직전인 2월초 이를 확정해야 한다. 내부 인사로 결정할 경우 이번 정기인사에서 후임을 확정할 수도 있다.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지난해 4월 이주열 총재가 연임하면서 그해 7월 정기인사를 통해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를 대폭으로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인사에서는 임피제 대상의 인선 정도에 추가 인사가 있을지가 관심사”라며 “경제연구원장은 개방형 공모 여부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이번 인사에 포함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5월 초 임형준 부총재보가, 7월 중순 허진호 부총재보가 각각 임기만료로 퇴임할 예정이다. 앞서 4월초엔 이흥모 금융결제원장(전 한은 부총재보) 임기도 끝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세 자리까지도 부총재보 인선이 가능하다.
후임 부총재보로는 이주열 한은 총재 키즈들로 불리는 박종석 통화정책국장과 이환석 조사국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우선 박 국장은 2015년 2대 정책보좌관을 거친 후 2016년 현재의 통화정책국장에 올랐다. 정책보좌관 자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취임한 2014년 처음 신설한 제도로, 신호순 부총재보가 1대 정책보좌관을 거쳤던 자리다. 직전 통화정책국장도 허진호 부총재보가 승진 직전 맡았던 자리다.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92년 한은에 입행했다.
이 국장도 이 총재 취임후 요직을 두루 거치고 있는 인물. 2013년 뉴욕사무소 워싱턴주재원에서 2015년 금융통화위원회 실장을 거쳐, 2016년 금융시장국장을 역임했다. 2018년 조사국장에 올랐다. 1965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한은 입행은 1991년이다.
유리천장 타파 차원에서 여성인 전태영 인사경영국장의 깜짝 발탁도 가능하다. 2014년 국고증권실장을 거쳐, 2017년 대구경북본부장, 2018년 인사경영국장에 올랐다. 한은 최초의 여성 지역본부장과 국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전 국장이 부총재보에 오른다면 서영경(2013년~2016년) 전 부총재보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임원이 된다. 서 전 부총재보는 국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총재보에 올랐었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90년 한은에 입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