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자법정 입찰비리' 법원행정처 직원ㆍ납품업체 관계자 등 무더기 기소

입력 2019-01-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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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대법원 전자법정 구축 사업 입찰비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원행정처 직원들을 입찰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더불어 전산장비 납품업체 관계자 10여 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법원 정보화사업 관련 비리 사건을 수사해 강모 과장 등 법원행정처 직원 4명과 남모 씨를 포함, 전산장비 납품업체 관계자 11명 등 총 15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일 강모 과장, 손모 과장, 유모 행정관, 이모 행정관 등 법원행정처 직원 4명을 특가법위반(뇌물), 공무상비밀누설, 입찰방해 등 혐의로 이날 구속기소한 바 있다. 이들은 전산장비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전 법원행정처 직원 남모 씨에게 법원 내부 기밀을 유출해 관련 사업을 수주하게 하고 총 6억 3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남 씨는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전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20년 가까이 법원 발주 사업을 독점했다. 남 씨는 부정한 방법으로 총 36건, 497억 원대의 법원 발주 사업을 수주하거나 관련 입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강모 과장 등 법원행정처 직원들은 2011년부터 7년에 걸쳐 남 씨 등 납품업체 관계자들로부터 3억 30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법인카드를 받아 약 4년간 개인 생활비 등으로 3억 원가량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명절 등에는 총 500만 원 상당의 상품권, 최신형 대형 TV 등을 요구해 받고, 유흥주점 등에서도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뇌물을 받은 대가로 남 씨 등이 요구한 대로 특정 납품업체가 판권을 독점한 제품 사양에 맞춰 법원 전산화사업 입찰 제안을 하거나 관련 기밀을 유출해 남 씨 등이 지정한 업체들이 사업을 독점할 수 있도록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구속 기소된 전산장비 납품업체 관계자들은 남 씨가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납품기회를 받기 위해 들러리를 서주거나, 법원 사업실적을 늘리면서 수수료를 취득하기 위해 대리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들이 남 씨에게 줄을 대기 위해 뒷돈을 주거나 남 씨를 통해 사업을 수주한 뒤 하도급을 주는 방법도 동원한 것으로 의심한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법원행정처 퇴직 공무원 가족이 설립한 회사에 물품 공급 및 하도급 계약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직원들을 자체 조사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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