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회가 국경장벽 건설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는 위협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지난 4일 처음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언급하고 나서 이날도 “향후 수일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고 그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도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트럼프의 엄포가 현실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을 콘크리트 대신 강철로 만들 수도 있다”고 제안하면서 “US스틸 등 미국 철강업계 대표들에게 장벽 플레이트나 디자인을 제시하라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용 문제는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의 중심에 있으며 셧다운을 초래한 근본 원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국경장벽 건설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그는 장벽 건설이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야당 민주당은 국경 경비 강화를 위한 지출에는 찬성하고 있지만 장벽 건설에는 완고하게 반대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방영된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콘크리트 장벽을 포기하고 강철 울타리로 대체하면 민주당은 그가 더는 장벽을 건설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콘크리트 장벽을 철회한다는 트럼프의 제안을 의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에서 지난 3일 통과된 셧다운을 종식시키기 위한 법안을 살펴보면 국토안보부 관련 예산에는 트럼프가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존 울타리나 차량돌진방지용 말뚝 수리비용과 국경 감시를 위한 첨단기술 개발 등과 관련한 비용은 반영됐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시너 백악관 보좌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등이 의회 관계자들과 주말 내내 의회 측과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현재 셧다운은 16일째를 맞아 역대 세 번째로 길다. 미 역사상 최장기 기록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인 1995년 말부터 그다음 해 초까지인 2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