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행진…“투자 활성화 여건 조성 필요”
6일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한국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도착액 기준)은 36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5%(25억 달러)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대치인 2017년의 436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436억 달러는 지난해 신고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액(269억 달러·도착액은 164억 달러)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지난해 대표적인 해외직접투자 사례로 LG전자의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헤드라이트·조명업체(ZKW) 인수를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작년 상반기 ZKW 지분 70%를 7억7000만 유로(약 1조108억 원)에 인수했다.
국내 투자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2분기 설비투자는 전기대비 5.7%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도 4.7% 감소했다. 설비투자 부진은 작년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린 주 요인으로 꼽힌다.
설비투자 부진은 우리기업의 해외직접투자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규제 장벽과 세계의 흐름에 역행한 법인세 인상, 미국의 보호무역기조 확산에 따른 관세 폭탄 우려 등이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법인세의 경우 2000년 30.8%에서 2015 년 24.2%로 내렸다가 2018년 27.5%로 다시 올라갔다. 여기에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 및 생산성 저하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적극 진입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 규제를 개혁하고, 세제 지원 등 투자 인센티브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투자활력을 높일 수 있는 신성장 산업 발굴 및 사업화 추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