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바다 위로 황금색 융단이 펼쳐진다. 일출이 감동적이라면 일몰은 언제나 감성적이다. 낙조를 보고 있노라면 잊었던 추억과 사람이 하나둘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분히 지난 날을 정리하며 돌아보면, 기뻤던 일보다는 아쉬웠던 순간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래도 희망찬 새해가 있기에 노을 속에 잘 갈무리하고 희망을 이야기해 본다.
◇ 황금빛 융단, 붉은빛 여운 '안산 시화나래휴게소' = 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 가운데에 위치한 시화나래휴게소. 바다 위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경기도의 최고의 일몰 명소다.
일몰 전망 포인트는 시화나래휴게소 건물 2층 전망대와 휴게소 뒤편 바다공원이다. 도심에서 가깝고 사람도 붐비지 않으니 그저 잠깐 차를 몰고 오는 수고만으로도 감성적인 노을을 마주할 수 있다. 서해의 바람을 맞으며 시간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서해의 풍경을 오롯이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태양이 마지막 붉은빛을 발산하면, 여기저기서 '와!' 하는 감탄과 함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윽고 오늘의 태양이 멀리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 후에도 일몰의 여운은 길게 남는다. 휴게소의 가로등이 켜지고 방조제를 달리는 자동차의 전조등이 빠르게 멀어져 가면 내일을 위해 한 숨 쉬어가자.
◇ 노을빛에서 노을빛에게 '수원 노을빛전망대' = 역사의 도시 수원의 노을풍경이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 우선 수원화성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서장대, 헬륨기구인 플라잉수원, 마지막으로 노을빛전망대를 꼽을 수 있다.
겨울인 만큼 서장대는 걸어서 오르기 부담스럽다. 헬륨기구인 플라잉수원은 바람이 심하면 운영하지 않고 노을 시간에 맞추기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수원화성 봉돈과 가까운 수원제일교회의 노을빛전망대를 추천한다. 수원제일교회는 1953년에 설립되어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교회로 유럽의 고성 같은 웅장한 교회 종탑 상층부가 노을빛전망대다.
수원시와 교회가 협력해 만든 곳으로 날씨에 상관없이 방문해서 눈부신 노을 풍경을 오래 감상할 수 있다. 2012년 개방한 이래 꾸준히 발길이 이어지며 지금은 수원을 찾는 여행객들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이름처럼 해 질 녘 풍경이 수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팔달산 위로 펼쳐지는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화성의 성곽과 인근 마을에 불이 켜지면 반짝이는 수원의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교회는 수원화성의 남문 인근에서 가장 높고 뾰족한 건물이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평소에는 전망대가 잠겨있으니 1층의 교회 사무실에서 열쇠를 받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