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19일(현지시간) 소로스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의 기수(a standard bearer for liberal democracy)’라며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FT는 “올해의 인물은 대개 성과를 반영해 선정하지만 이번 소로스를 선정한 것은 그가 대표하는 중요한 가치들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로스는 헝가리 태생 유대인으로 10대 시절 나치 박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다. 헤지펀드 회사인 퀀텀펀드로 성공한 후 오픈소사이어티 재단을 세우고 지금까지 약 320억 달러를 기부했다. 올해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에 1500만 달러를 내는 등 지난 30여 년간 자유주의적 정치세력과 소수자 집단에 든든한 자금줄이 돼 왔다.
경제적 후원뿐 아니라 독재와 인종차별, 무관용 등에는 특히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소로스는 모국인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정부에 유럽 국경을 개방하고 이민자를 수용하라고 요구하며 충돌했고 조작된 콘텐츠를 퍼뜨린 페이스북을 비판하다 페이스북으로부터 사찰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인종주의적 극우세력의 테러 대상이 됐다. 극우세력은 소로스가 미국으로 밀려드는 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미 이주민 행렬인 캐러밴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살해 위협을 하고 있다.
FT는 “자유민주주의가 냉전에서는 승리했지만, 지금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의 극우 세력 등으로부터 포위당한 상태”라며 소로스 수상의 의의를 밝혔다. 특히 소로스가 후원하는 탐사미디어와 시민사회 그룹이 지난해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좌초시켰다는 점도 덧붙였다.
소로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반기독교적이 됐다는 등 거의 모든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며 “적을 많이 만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내가 잘하고 있다는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는 원칙을 위해 싸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