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하락했다. 밤사이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을 이기지 못했다. 18~19일(현지시간)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는 점에서 대기모드도 이어졌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000원선을 회복했다. 한달보름만에 최고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는 없었다고 전했다. FOMC에서 나올 점도표를 확인 한 후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 추가 인상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이미 반영된 만큼 오히려 반작용이 있을수 있다는 관측이다. FOMC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5.97원 오른 1003.0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일 1008.69원 이후 최고치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1/1129.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4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졌다. 밤사이 미 증시가 급락했고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리스크오프 분위기였다. 원·달러 환율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 수출업체 매물벽을 뚫지 못했다. 증시가 하락했고 외국인의 주식 매도자금이 역송금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역내 수급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은행이나 외국계 헤지펀드들도 FOMC에서 점도표가 어떻게 바뀔지를 본 후 방향을 잡고 움직이겠다는 심사다. 장중에는 단타성 자금의 트레이딩이라 방향성을 나타내준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인 것 같다. 딱히 포지션 플레이도 없었다. 장중 시진핑 중국 주석의 언급을 주시하는 분위기였지만 별반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포지션 플레이도 없이 네고에 눌리는 장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FOMC 전까지 방향성은 없을 것 같다. 다만 위험회피 심리도 아직 있어 원·달러가 아래로 쉽게 빠지기는 힘들 것 같다”며 “비둘기파(통화완화적) FOMC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만큼 약간의 매파적 언급에도 실망할 수도 있겠다. FOMC 이후 오히려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35분 현재 달러·엔은 0.30엔(0.27%) 내린 112.62엔을, 유로·달러는 보합인 1.134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35위안(0.05%) 하락한 6.894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98포인트(0.43%) 내린 2062.11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703억60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