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신창재 회장, 내년 교보생명 상장 추진

입력 2018-12-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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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생보업계 마지막 대어로 신주발행 규모 아직 정해지지 않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30여 년간 끌었던 IPO(기업공개)를 공식화했다.

교보생명의 상장 추진 결의 배경에는 처음 상장을 검토했던 1980년대와 마찬가지로 자본 확충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이 보유한 지분 24%에 대한 풋옵션(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11일 교보생명은 정기 이사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추진을 결의했다.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거쳐 내년 하반기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IPO가 성사되면 동양(2009년 10월)ㆍ한화(2010년 3월)ㆍ삼성(2010년 5월), 미래에셋생명(2015년 7월)ㆍ오렌지라이프(2017년 5월)에 이어 6번째로 상장하는 생보사가 된다. 총자산 108조 원, 자기자본 10조 원, 보유계약 434만 명, 계약액 304조 원을 가진 교보생명은 삼성·한화생명과 더불어 생보업계 ‘빅3’로, 내년 상장 계획을 밝힌 기업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교보생명 측은 상장을 결단한 가장 큰 이유로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킥스ㆍK-ICS)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에서 저축성 보험은 ‘애물단지’다. 판 만큼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은 292%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보험이 모두 시가로 평가돼 부채로 계상되면, RBC는 기준치(100%)를 밑돌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검토하고 준비해 왔다”며 “업계 최상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IPO를 결단한 두 번째 이유는 재무적투자자에게 투자금 상환 의지를 피력하기 위함이다. 10월 재무적투자자들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2015년까지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업가치 반영 시 받아야 할 돈이 2조 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교보생명 최대 주주는 신 회장(33.8%)이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39.4%다. IPO로 신주가 발행되면 이 지분은 다소 희석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주 발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리사주조합에 우호적 투자자 지분까지 더하면 신 회장 경영권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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