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의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취임식에서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포용 성장’을 달성하고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조건으로 경제 불안심리, 이해관계 조정, 정책 성과에 대한 불신 등 세 가지 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인과의 만남은 경제 불안심리의 벽을 허물기 위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제는 기업과 시장이 강한 펌프질을 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기업이 공정한 룰(rule) 아래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나가자”며 “이를 위해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하고, 시장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곳곳에 위치한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부터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노력을 적극 실행하겠다”며 “경제주체 간 이견이 있는 과제는 대화, 타협, 양보, 조율에 의한 사회적 빅딜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핵심과제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간 정부에서 수많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국민은 현장에서 그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우리는 이제 성과로 말하고 성과로 승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임에 갇힌 정책 논쟁에서 벗어나고, 당위성에 매몰된 정책과 알맹이는 없으면서 포장만 바꾸는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공무원들에게 실력과 정책 역량을 높이고, 치열하게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또 부처 내, 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내 원팀(one team)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문화 개선 차원에선 “나부터 솔선하겠다”며 “불필요한 일과 회의시간을 줄이되 서면보고, 영상보고를 활성화해 나가고, 현장 방문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나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 경제정책을 기재부가 중심이 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타 경제부처는 물론, 청와대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경제팀이 하나의 팀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장관들 및 관련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경제관계 장관회의처럼 공식 회의도 많이 활용하겠지만, 비공식·비정기적인 경제부처 장관들과 협의 모임도 갖겠다”며 “(종전에) 경제팀과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수석들 간 소통 문제도 있었지만, 앞으로 부총리와 경제팀이 주축이 돼 경제를 이끌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소통 방식으로는 청와대 정책실장과 주례회동, 경제부처 장관들과 관련 청와대 수석들이 참여하는 비공식 모임, 경제 현안 관련 격주 대통령 업무보고 등을 제안했다. 그는 “일부 언론 매체에서 ‘서별관회의’로 표현했는데, 서별관회의란 말은 붙이지 않을 생각”이라며 “정책 현안을 조율하는 비공식 협의체로서 그 모임을 가져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