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김 사장은 전날 오후 직원들에게 '임직원 여러분께'란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고 "최근 발전시장 위축 등에 따른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민영화 직후 극심한 갈등과 진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기업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꾼 것에서부터 중공업계 최고의 입사 선호기업으로 거듭난 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기술개발 투자, 해외 수주 10조 원을 돌파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 그 모든 것들이 회사에 대한 자긍심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일시적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돌이켜보면 회사는 과거에 이보다 더 큰 어려움과 위기를 여러 번 겪었지만 모두 극복해 왔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저력과 두산의 지혜와 뚝심으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비록 저는 회사를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나 두산중공업과 여러분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 3월 정지택 전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최형희 부사장(재무관리부문장)과 함께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그는 2001년부터 두산 전략기획본부 인사기획팀장을 거쳐 두산중공업 인력개발팀장, HR 상무·전무, 관리부문 부사장을 지냈고 2015년부터 관리부문 사장을 맡아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하루 전에 사의를 표명하신 만큼, 후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지만 이른 시일 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발전·플랜트 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등으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회사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전출 조치를 실시하고, 내년 상반기부트는 유급순환 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순환휴직 대상은 사무직 과장급 이상이다. 2개월 순환휴직이 원칙이고, 휴직기간 동안에는 월할 연봉의 50%가 지급된다. 순환휴직은 BG(부문)별로 협의 후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실제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지난 10월 31일 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11월부터 사무직 직원의 계열사 전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출 방식은 두산인프라코어, (주)두산 등 인력 수요가 있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