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유가는 3% 이상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원유 공급 과잉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2달러(2.2%) 오른 52.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한 주간 3.3% 상승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61달러(2.7%) 오른 배럴당 61.67달러로 마감해 한 주간 3.7% 상승했다.
이날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일일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PEC의 감산 규모가 시장 예상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일 평균 120만 배럴로 결정되면서 당분간 유가는 현 수준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산 규모가 150만 배럴 이상으로 결정될 경우 WTI가 55달러를 넘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120만 배럴 감산으로는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현 수준에서 추가하락할 가능성 또한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6년 12월에 합의한 감산안과 비교했을 때 감산 이행 여부에 관한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2016년 감산 당시에는 국가별로 감산 규모를 산정해 국가별 책임을 강화하는 분위기였다면 이번 감산안은 국가별로 구체적인 감산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25만 배럴, 러시아는 23만 배럴을 감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을 뿐 공식적인 문서로 제시된 바는 없다.
김 연구원은 "WTI 가격이 50달러에 근접하면서 미국의 증산에 제동이 걸리는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면서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732만 배럴 줄어든데 이어 이번 주에도 원유재고가 감소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을 견인했던 공급 증가 우려는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논란이 있었지만 OPEC이 감산을 결정했으며 미국 셰일 기업들의 손익분기 WTI가 52달러인 만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기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OPEC의 감산 결정에도 국제유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두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OPEC의 결정에 러시아와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OPEC의 분열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반미 성향을 가진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차기 OPCE 의장을 맡아 증산을 요구하는 미국과의 마찰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