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감산 규모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으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7% 급락한 배럴당 51.49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도 2% 이상 빠졌다.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시작했다. 회원국들은 산유량 감산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감산 규모에 대한 결정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과의 협의가 있는 7일로 미뤘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이 이날 화가 난 채로 OPEC 회의장을 떠났다는 소식이 유가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알팔리 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OPEC과 동맹국들이 감산 합의에 이를지 확신하지 못하겠다”며 “글로벌 산유국들은 여전히 러시아 등 OPEC 파트너들이 합류하는 7일 감산 합의를 위해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OPEC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놓고 논쟁하고 있다”며 “논의는 7일에도 종일 이어질 것이다. 산유국들은 어떤 국가가 감산에 참여해야 할지, 감산은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팔리 장관이 언급한 하루 100만 배럴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가 하락을 막으려면 감산 규모가 최소 130만~150만 배럴은 돼야 한다는 시장의 분석에 한창 못 미치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러시아도 감산에 참여하기로 약속했으나 그 규모를 얼마로 할 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