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폭탄세일을 이어가고 있다. PER(주가수익비율)이 연초 대비 큰 폭으로 낮아지면서 저평가 종목이 늘어난 영향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조정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PER가 최근 1년간 14.06배에서 10.07배로 크게 하락했다. 통상 PER가 낮을수록 원래 가치보다 저평가돼 주가가 싸게 거래되고 있단 의미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35.95배에서 39.33배로 소폭 상승했다.
PER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특정 기업의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당기순이익을 주식 수)으로 나눈 값이다. 한 회사의 주가가 현재 만 원일 때, 1년에 1주당 얻는 순이익이 1000원이라면 PER는 10배가 된다. PER가 낮으면 기업이 내는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아 저평가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주식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 PER를 살펴보면 미국이 16.1배, 인도 19.0배, 인도네시아 15.9배, 호주 14.6배 수준”이라며 “한국은 8.5배로 러시아(5.3배)를 제외하고 일본(12.9배), 중국(10.5배) 등 대부분의 나라보다 낮은 PER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는 각각 연초 대비 56.7%, 74.7% 하락한 6.98배, 4.62배 수준이다. 이들이 속해 있는 전기·전자 업종은 6.62배(-34.2%)다. 동종 업종인 미국의 애플과 알파벳이 각각 18.8배, 19.1배임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반면 셀트리온(74.7배), 한미약품(82.29배), 녹십자(30.44배) 등이 속한 의약품은 90.54배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3일 기준 원풍물산(1615배), AP위성(1330배), 누리플랜(1031.67배), 케이엠제약(1100배), 네이처셀(1290배)이 고평가 상태다. 반면 이녹스(0.21배), APS홀딩스(0.1배), 제이스텍(1.24배), 유비쿼스홀딩스(0.99배), 쌍방울(0.92배)이 낮은 PER를 보였다.
증권가는 코스피 저평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시 역시 PER 7.41~8.98배 사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회복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