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양현주 부장판사)는 포스코ICT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포스코ICT에 부과된 과징금 일부는 취소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특약을 설정한 뒤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를 주지 않고, 경쟁 입찰에서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한 포스코ICT에 지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 8900만 원을 부과했다.
포스코ICT는 2014년 ‘브라질 CSP 제철소 건설공사’와 관련해 하청업체 3곳과 하도급 계약을 맺으면서 구매계약특별약관에 성능유보금 명목으로 대금 지급유보 조건을 설정해 공정위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포스코ICT가 하자이행보증 약정이 있는데도 하도급 대금을 하청업체에 주지 않는 방식으로 하자 책임을 해결해 수급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했다며 하도급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부 계약에 관해서는 성능유보금 조항 설정이 부당특약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현장에서 목적물 설치 및 성능검사를 위한 감리업무가 예정된 것을 고려해 성능유보금 조항을 둔 것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종 특수성과 경제여건에 따라 성능유보금 조항의 지급기일이 정당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하청업체 11곳과 최저가 경쟁 입찰로 하도급 계약 11건을 맺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대금을 결정한 점은 위법하다고 판단됐다.
포스코ICT는 2014년 7월 11일부터 2015년 6월 17일까지 하도급 계약을 맺으면서 최저 입찰가가 기준가격보다 높을 경우 유찰시켰다. 또 재입찰 과정에서 기준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최초 입찰가보다 계약금액을 총 6억 2536만 원가량 낮췄다.
포스코ICT 측은 “유찰된 경우, 시간 간격을 두고 입찰참가 업체 확대, 가격 재산정 등 절차를 걸쳐 재입찰한 것은 사실상 새 입찰이었다”며 “업체들이 가격 담합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돼 담합을 막기 위해 대금을 결정한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포스코ICT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입찰은 최초 입찰과 연속된 과정에서 이뤄져 별개의 입찰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단순히 입찰금액의 편차가 적다는 이유로 담합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