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地껄] 강남 재건축, 그들만의 리그를 보며

입력 2018-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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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부 차장

지난 주 금요일 ‘디에이치 라클라스’ 분양 현장에 다녀왔다. 서초동에 위치한 삼호가든맨션3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입지도 좋고 인근 아파트 단지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210여 가구에 달하는 일반 분양 물량은 이른 시간안에 무난히 완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완판히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을 듣고 있는 속내는 복잡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단지는 제일 작은 평형도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다.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오는 84㎡C형만 하더라도 계약금(20%)이 3억1120만 원~3억4840만 원이 있어야 하고 종도금과 잔금에 각종 옵션을 포함하면 현금으로 20억 여원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견본주택이 문을 연 날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시세차익 등을 거론하며 청약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남 한 분양단지에 청약을 넣었다가 당첨이 됐지만 도무지 돈을 조달할 방법을 찾지 못해 돌아섰다’는 한 지인의 푸념이 오버랩되면서 묘한 기분마저 들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 금리를 1년만에 올리는 결정을 내렸다.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하지만 과연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강남지역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것인가라는 전망에는 의문이 들었다.

교통, 학군, 생활 편의성에 강남 특화 브랜드와 상품성으로 무장한 강남 부동산 시장은 견고한 성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단기간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시절부터 만들어진 뛰어난 인프라와 교육시설, 교통시설, 정부의 정책 등이 맞물리며 지금도 이런 여건들의 개선이 현재 진행형으로 돌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추구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이 이런 ‘그들만의 리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가계부채총량제에 신 DTI 제도 도입, DSR 제도 시행 등으로 가계부채 규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집값 상승의 원인을 유주택자들이 대출을 통해 보유 주택 수를 늘려나갔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연관성이 없다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최근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속속 출현하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은 ‘그림의 떡’이 되고 있고 반면 자금을 거뜬히 마련하는 현금부자들은 오히려 분양가 규제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사서 시세차익까지 보고 있는 것이 정상인지 의문이 든다.

특히 이런 현상이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계속되고 있지만 ‘핀셋규제’를 하겠다며 벼르던 정부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 사이 현금이 없는(?) 실수요자들의 박탈감만 커지고 있다.

과연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것인지’ 한해를 정리하는 시점인 지금은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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