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이 내달 4일 최승재 소상공연합회장을 만나 자영업 지원 대책을 논의한다. 홍 장관과 최 회장 간의 '해빙모드'가 조성될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홍 장관은 내달 4일 서울 종로구 중소기업옴부즈만에 있는 집무실에서 최 회장을 만난다. 지난 2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8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참석차 마주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장관이 진행하고 있는 현장 행보의 일환”이라며 “소상공인연합회와 스킨십을 늘리고, 자영업자 대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과 최 회장 간 이번 만남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홍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영업자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7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홍 장관에게 전화로 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홍 장관에게 골목상권 활성화와 자영업 매출 선순환 구도를 만들고 자영업자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종합 대책을 주문했다.
노사정위원회를 잇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소상공인연합회가 포함된 것도 연합회의 발언력이 세진 배경이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로 정부가 고용, 노동정책을 포함한 경제, 사회 정책을 협의하는 기구다. 22일 출범한 경사노위에는 최 회장을 포함한 17명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연합회가 경사노위 참여 단체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최 회장을 포함해 사용자 대표는 경제인총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표 등 5명이 포함됐다. 연합회 관계자는 “경사노위에 최 회장이 참여하게 되면서 자영업 대책 마련의 모멘텀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만남으로 홍 장관과 최 회장 사이의 흘렀던 냉기류가 해소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장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예산 삭감 등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중기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올해 예산 25억 원에서 내년 20억 원으로 5억 원 예산이 깎였다. 또 중기부가 16개 부처·지자체를 동원해 61개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단체를 조사한 데 관해서도 홍 장관은 야당의 추궁을 당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이달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해 얼굴을 맞댔다. 당시 최 회장은 중기부의 소상공인연합회 탄압 논란, 갈등 논란을 의식한 듯 “과거 국란이 닥쳤을 때 동인과 서인은 서로 뜻이 달랐음에도 한뜻으로 헤쳐나갔다”며 “이렇듯 중기부는 연합회와 함께 잘 살고, 행복해지는 것에 관해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