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줌인]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대표 “췌장암 신약 ‘리아백스주’ 효과 자신있다”

입력 2018-11-22 18:27 수정 2018-11-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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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1001’ 병용 투여하면 생존기간 연장…“알츠하이머·전립선 치료 임상… R&D 탓 영업손실, 문제없다”

▲20일 경기도 성남 젬백스타워에서 만난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대표는 “깜짝 놀랄 신약을 만들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손잡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20일 경기도 성남 젬백스타워에서 만난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대표는 “깜짝 놀랄 신약을 만들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손잡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신약을 만들겠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먼저 손잡고 싶은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송형곤(51) 젬백스앤카엘 대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젬백스앤카엘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젬백스는 최근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GV1001)의 임상 3상 환자 148명 등록을 완료했다. 2015년 환자 모집을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체내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의 신개념 면역항암제다. 기존 화학 치료제와 병용 투여 시 바이오마커인 이오탁신이 높은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 대표는 “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2020년 상반기 정식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효성을 증명해 조건부를 뗀 완전한 신약으로 탄생하는 그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V1001은 2013년 영국에서 진행한 대규모 임상 3상이 실패로 끝난 아픔이 있다. 리버풀대학병원의 주관으로 1062명의 전이성 말기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당시 임상에서는 안정성에서 문제가 없었지만, 대조군 대비 효과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쳤고,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대규모 임상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반이 됐다.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 분석을 거쳐 이오탁신이란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D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7%인 데 비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0.8%에 그친다. 국내 10대 암 중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전이성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2.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췌장암 치료제 시장은 2017년 8억 달러(약 9000억 원) 규모에서 2022년 16억 달러(1조 8000억 원) 규모로 2배 성장이 예상된다.

면역체계에 반응하는 항암제인 GV1001은 췌장암이 아닌 다른 암의 응급 임상에도 사용되고 있다. 응급임상이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환자에게 다른 치료 수단이 없을 경우 다양한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임상 시험용 의약품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젬백스는 GV1001이 정식 허가를 받으면 기존 항암 화학요법과 병용 투여를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화학항암제가 갖는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장점도 최대한 부각시킬 계획이다. 송 대표는 “정식 허가를 받은 후 판매에 대한 예측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GV1001은 췌장암 치료제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르지만, 알츠하이머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임상도 순항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국내 임상 2상 진행과 동시에 미국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 중이다.

알츠하이머는 근원적 치료제가 전무하다. 그간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 대두됐던 베타 아밀로이드 타깃 치료제의 잇따른 임상 실패로 신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드 알츠하이머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인구는 2015년 4700만 명에서 2015년 1억3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 세계 치매 환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송 대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질병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약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가 엄청난 시장”이라며 “GV1001의 임상 진행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립성비대증 치료제는 국내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는 매일 약을 먹는 경구용 약물이다. GV1001은 주사제로서 환자에 따라 복용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기존 치료제에서 보인 발기부전이나 실신 등의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시장에서 개량 신약이 아닌 전립선치료제 파이프라인은 GV1001이 유일하다.

젬백스는 올해 3분기까지 3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어난 규모다. 송 대표는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해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영업손실 폭이 증가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라며 “기존에 발행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140%에서 현재 70.89%로 감소하는 등 굉장히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젬백스는 환경오염제어 사업부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바이오 사업부의 신약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 송 대표는 젬백스를 초기 단계 R&D에 특화한 알짜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GV1001이 췌장암 치료제로서 ‘조건부’ 딱지를 뗄 때 우리의 R&D는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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