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여의도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는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현대차·기아차 등 80여 개 사업장 9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총파업에서 최근 논란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을 저지하고 노조활동을 할 권리, 비정규직 철폐 등을 주장했다.
민노총의 전국 단위 총파업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퇴진 요구 총파업을 진행했던 민주노총은 올해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논의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주 40시간제, 주 52시간 상한제를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며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노동 강도가 늘고 과로사가 일상화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 할 권리 보장, 노동삼권을 봉쇄하고 있는 노동법 전면 개정이 지금 국회가 할 과제”라며 “이번 정기국회마저 빈손 국회로 끝내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총파업을 결단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결의문에서 “정부와 국회가 노동착취-규제 완화 개악을 밀어붙일 경우 제2·제3의 총파업을 일으키고 12월 1일 전국 민중대회 총력 집결을 비롯해 사회 대개혁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정부는 올해 말 주 52시간제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상황에서 일부 업종의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고용대란과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야정은 최근 현행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6개월 또는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임금 삭감과 장시간 노동을 초래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야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등 주요 노동 현안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하고 끝내 파업을 선택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국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몰염치한 행위로 국민적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시민 김모 씨는 “민주노총이 약자 입장에서 시위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생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시민 이모 씨는 “현 정부 들어 대화도 잘 되지 않고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데 길거리에 나온다고 뭐가 나아지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