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우리가 가지러 갑니다”

입력 2018-11-21 10:16 수정 2018-11-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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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관련 도선사와 의논하고 있는 서민수(왼쪽) 선장.  (사진=안경무 기자 noglass@)
▲출항 관련 도선사와 의논하고 있는 서민수(왼쪽) 선장. (사진=안경무 기자 noglass@)
▲현대상선 커리지호의 선원들. 왼쪽부터 최형도 1기사, 김성진 기관장, 정의리 1항사, 서민수 선장. (사진=안경무 기자 noglass@)
▲현대상선 커리지호의 선원들. 왼쪽부터 최형도 1기사, 김성진 기관장, 정의리 1항사, 서민수 선장. (사진=안경무 기자 noglass@)

"2020년 2분기부터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 저희가 인수하러 갈 겁니다. 친환경 선박은 기존 선박과는 자산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필드에서도 기대감이 큽니다.”

18일 현대상선 커리지호(8600TEU급)에서 서민수(41) 선장을 만났다. 이 배는 컨테이너선으로 전 세계 화주들의 화물을 세계 각지로 운반하고 있다.

서 선장은 2000년 현대상선에 입사해 19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회사 사정이 좋지 않지만, 이 회사에서 일하며 개인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었다”며 “회사가 예전처럼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육상과 해상을 떠나 모든 직원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2만3000TEU급 12척, 1만5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TEU’는 컨테이너선 적재용량을 뜻하는 단위로 1TEU는 배가 ‘20피트 컨테이너 1대’를 적재할 수 있음을 뜻한다.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결정한 이유는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늘려야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등 글로벌 선사와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발주한 선박은 2020년 시작되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규제를 충족시키는 친환경 선박이기도 하다. 현대상선은 2020년 2분기부터 조선사로부터 신조 선박을 넘겨받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 선장이 이끄는 현대상선 커리지호는 중국 상해에서 광양, 부산을 지나 미국 로즈앤젤레스 롱비치항까지 화물을 운반한다. 이처럼 장거리 노선에 탑승하는 선원들은 1년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배에서 보낸다.

‘선상 생활의 힘든 점’을 묻자 서 씨는 “결혼 전에는 돈을 벌어도 여행을 못가는 등 그 연령대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며 “결혼 후에는 아무래도 아내와 아이들이 많이 보고싶다”고 말했다. 커리지호에서 화물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정의리(36) 일등항해사는 “지인의 경조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서 씨는 향후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터미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터미널은 지하철 역과 같은 개념인데,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선 자기들의 역을 확보해야 한다”며 “터미널을 가진 업체나 국가에서는 자국 업체를 우선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체선(배가 정해진 기일을 넘어 항구에 머무르는 것) 등 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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