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은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방한을 금지하면서 위기가 예상됐지만 매월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순항 중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여행 상품 판매 재개에 나서면서 올 연말까지 면세점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2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6% 증가한 14억3819만 달러(1조 6223억 원), 누적 매출은 143억5555만 달러(16조1801억 원)를 기록했다.
월간 매출은 역대 6위권이며 연간 매출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매출을 이미 9월까지 누적매출로 경신했다.
면세업계에서는 유커가 사라진 자리를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보따리상’이 대체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보따리상의 증가는 늘어난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에서도 드러난다.
10월 기준 면세점의 외국인 1인당 평균 객단가는 721달러(81만 원)로 내국인(116달러·13만 원)보다 6.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드 보복 조치 이전인 2016년 외국인 1인당 평균 객단가는 369달러(42만 원)였다. 사드 보복 이후 오히려 객단가가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중국 이외에 아시아 국가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도 사상 최대 매출을 견인한 요인 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대만 관광객이 연간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면세업계는 유커들이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는 연말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급증을 기대하고 있다. 면세점 연간 매출도 17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면세점 매출은 3월 15억6009만 달러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4월과 9월에도 월 15억 달러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객단가가 크게 늘어났고 내국인 매출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연말 관광 특수가 이어질 경우 높은 매출 신장을 기대해볼 만하다”며 “유커 방문 재개와 동남아시아 기업들이 포상관광지로 한국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이 얼마나 증가할지에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