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순환농업을 가다 ③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 축산-작물농가 손잡고 지역 순환농업 실현

입력 2018-11-18 18:27 수정 2018-12-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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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장 876㎡ 보유... 이정복 대표 “순환농업 모델 만들 것”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 회원들이 지난해 경남 산청과 고성군에서 열린 미래농업전략연구원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 회원들이 지난해 경남 산청과 고성군에서 열린 미래농업전략연구원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
“지역에 가면 가축분뇨 처리 때문에 민원 제기가 많다. 대부분 분뇨처리시설이 없어서다. 우리가 많은 사람의 순환농업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14일 충남 서천군 기산면에서 만난 이정복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 대표는 자원순환농업단지 소개를 하면서 이런 기대감을 피력했다.

서천자원순환농업단지는 2008년 출범했다.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가축분뇨 처리로 걱정이 많던 한우농가, 조사료 판매를 걱정하던 경종농가가 모여서 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이 대표는 지역의 이장을 맡고 있고 전 대표는 지역자치위원장을 지내는 등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은 9명이 주주가 됐다. 현재 회원은 34명까지 늘었다.

단지 규모는 경종농가가 84헥타르(ha)이고 축산농가가 1200두로 공동퇴비장(876㎡)을 보유하고 있다. 축산분뇨를 퇴비로 만들어 벼, 조사료 단지에 살포하고 볏짚과 조사료를 수거해 다시 축사가 쓰는 100% 재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축산에서 나오는 분뇨를 처리하고 유기질이 부족해서 산도가 낮아진 경종농가의 걱정을 단 한 번에 풀어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이곳도 다른 지역처럼 고민거리가 많았다. 한우농가는 분뇨처리를 위해서 퇴비공장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퇴비공장을 만든다고 하면 지역주민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자기 동네에 퇴비공장을 짓는다고 하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했다. 처음에 경종농가들이 반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종농가를 설득한 것은 매일 얼굴을 보는 친한 이웃주민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퇴비를 한 번 뿌려주고 변화를 직접 경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한 경종농가는 “벼 색깔이 다르고 시들지 않으며 볏대가 싱싱해 수확량이 좋고 밥맛이 좋아진다”며 “장기적으로는 퇴비를 뿌리면 토양 수치가 미세하게 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원순환이 단순한 것 같지만 농가가 소통하고 비용이 맞아야 한다”며 “현장에 맞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순환농업단지는 서천군에서는 처음이고 전국에서도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 그래서 농협과 대학, 농민단체 등에서 견학을 많이 온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업부문에서 경종과 축산 간의 자원순환은 매우 중요하다”며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산업 활동이 필수적인데 서천군 사례와 같은 마을형 공동처리 체계는 경종과 축산의 상생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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