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8일 MG손해보험 노동조합 지부장과 MG손보 정상화와 관련한 회동을 가졌다. 양 측이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이 취임한 지 8개월 만이다.
박 회장은 이날 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책임을 안 지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대안을 고민하고 있으니 다음 달 14일까지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자리에서 매각 혹은 자금 지원에 대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MG손보 노조는 그간 사실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회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중앙회가 직접 증자를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건실한 금융지주에 매각해달라는 것이다.
MG손보는 자본확충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요구를 받은 상태다. 경영개선요구 조치에 따라 MG손보는 다음 달 14일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박 회장이 “기다려 달라”고 말한 시점이다.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MG손보는 최악의 경우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파업’도 불사하겠다던 MG손보 노조는 우선 강경한 대응 전략을 보류했다. 이행계획서 제출기한 전까지 중앙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속내다 . MG손보 입장에선 정상화가 최우선 목표인 만큼 중앙회와 불필요한 갈등을 빚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진 MG손보 지부장은 “일단 중앙회가 내놓는 이행계획서 내용이 어떤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실제로 MG손보 정상화에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자금 수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취임한 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와의 관계에 대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라며 한발 물러섰다. 직접 증자를 이행계획서에 담기에는 부담이 상당하다. 여기엔 MG손보가 박 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전임 회장의 업적이라는 정치적인 문제도 결부돼 있다.
매각도 쉽지 않다. MG손보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매수를 시도하는 당사자가 없다. 가격을 제대로 받지 않고 MG손보를 매각할 경우 박 회장도 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 회장은 지난번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부투자자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재무상태를 정상적으로 만들어 놓는 게 1차 계획”이라고 언급해 MG손보를 저렴한 가격에 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박 회장에게 남은 선택지라곤 금융당국에 판단을 넘기는 것뿐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 입장에선 자금 지원도 매각도 쉽지 않다.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G손보는 사모펀드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이하 자베즈펀드)’가 2013년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한 후 새로 출범했다. 자베즈펀드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보의 보통주 지분을 각각 93.93%, 6.07%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