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일감돋보기] 삼표, ‘사돈’ 현대차 일감까지…후계 위해 수천억대 내부거래

입력 2018-11-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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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이 오너 3세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의 안정적인 후계구도 확보를 위해 매년 수천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집단 기준인 자산 5조 원 넘지 않아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특정 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이 60~70%대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1966년 설립된 삼표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정인욱 회장의 차남인 정도원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삼표산업(레미콘과 골재), 삼표시멘트(시멘트) 등 10개 계열사를 둔 삼표그룹의 지주사인 삼표는 정 회장이 81.90%, 정대현 사장이 14.0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정 회장의 외아들이자 후계자인 정 사장이 최대주주인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삼표 지분율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 사장이 삼표에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을 현물출자해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골재 등을 생산·판매하는 삼표기초소재는 정 사장이 지분 78.9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정 회장의 두 딸인 지윤 씨와 지선 씨가 10.51%씩 나눠 갖고 있어, 사실상 오너 일가가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

삼표기초소재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4년 61.8%(558억 원 중 345억 원) △2015년 61.1%(684억 원 중 418억 원) △2016년 61.8%(842억 원 중 521억 원) △2017년 53.9%(2282억 원 중 1232억 원) 등 매년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철스크랩 수집 및 가공 판매기업인 네비엔 역시 정 사장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4년 55.2%(1618억 원 중 894억 원) △2015년 43.9%(2220억 원 중 975억 원) △2016년 59.1%(1884억 원 중 1115억 원) △2017년 72.5%(2535억 원 중 1839억 원)로 매년 증가 추세다.

삼표그룹은 사돈 관계인 현대차그룹과의 내부거래 의혹도 매년 제기되고 있다. 정도원 회장은 1995년 장녀 정지선 씨를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혼인시키며 사돈관계가 됐다.

2016년에는 채이배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통해 삼표 계열사 등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두 그룹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엄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삼표가 현대제철의 기존 석회석 공급구조에 끼어들어 ‘광업회사-현대글로비스-삼표-물류회사-현대제철’의 거래구조를 만들어 물류 마진을 얻었다는 것이다. 올 7월에는 현대차그룹과 삼표가 비슷한 시기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아 두 그룹 사이의 불공정한 거래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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