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이 반등할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4달러(7.1%) 하락한 5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일간 하락폭으로는 지난 2015년 9월 이후 최대치다. 브랜트유 역시 6.6% 하락한 65.47 달러를 기록하며 70달러를 하회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되며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회복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통상 화학사들은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유가와 연동돼 유가 하락 시 제품 원가가 내려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유가가 상승하며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의 3분기 화학 사업은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차)가 축소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화학의 기초소재부문 영업이익은 3분기 5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 역시 전통적인 화학사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탓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4.3% 하락했다. 한화케미칼도 기초소재 부문 영업이익이 879억 원에 그치며 수익성이 반토막 났다.
유가 하락만을 놓고 보면 화학사에 호재다. 하지만 실적 회복까지는 유가 하락세의 지속 및 제품 가격 상승 등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OPEC이 내달 6일 정례회의에서 감산 여부를 결정해 아직까지 유가 변동성은 큰 상태로 가격 하락세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점증되면서 화학제품 가격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화학사들이 제품당 마진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제품 수요는 항상 정체돼 있었고 유가가 낮으면 마진이 좋아 실적이 좋았던 것”이라며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가가 안정적으로 하락한다고 하면 실적 회복은 확실하다”며 “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