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서 또 다시 화재가 발생, 대형 인명 사고가 났다.
9일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한 고시원에 불이나 6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아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고시원은 일반적으로 약 5㎡(1.5평)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좁은 복도를 끼고 있어 화재에 취약한 구조다. 탈출로가 협소해 초기진화에 실패하면 인명피해가 많은 대형화재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고시원 화재는 올해 들어서만 수 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달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고시원에서는 거주자가 방에서 담배를 피우다 잠이 들어 불이 났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불은 금방 꺼졌다.
또 지난달 13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의 한 고시원에서도 불이 나 17명이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 추산 2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지난 6월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고시원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1명이 병원에 이송되고 6명이 대피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불은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9일 소방청의 '최근 5년간 다중이용업소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다중이용업소 화재 3천35건 중 252건(8.3%)이 고시원에서 발생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현아 의원이 받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적발된 원룸·고시원 불법 방 쪼개기는 최근 5년간 한 해 평균 1천892건에 달했다.
김 의원은 "방 쪼개기는 환기시설과 대피로를 축소하고 내벽을 내화구조가 아닌 석고보드로 마감해 화재와 소음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고시원 화재 예방을 위해 불시 점검과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원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에 나섰고, 서울시는 화재에 취약한 오래된 고시원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