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법인인 '뉴젠'을 결국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뉴젠 인수를 통해 무어사이드 원전을 수주하려던 한국전력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원전 운영사 뉴젠을 청산하기로 의결했다.
뉴젠을 계속 운영하는데 필요한 추가비용 등을 고려할 때 뉴젠을 청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도시바는 내년 1월 31일까지 청산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동안 도시바는 기업구조조정 및 해외 원전건설사업 철수 방침에 따라 뉴젠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을 위해 도시바는 작년 12월 한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전과 도시바는 협상을 지속했지만 원전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CfD 추진 방식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도시바는 올해 7월 한전에 우선협상권 상실을 통보했다.
대신 영국 정부가 RAB(규제자산기반) 모델 적용을 제안하면서 이후 한전·도시바·뉴젠은 RAB 공동타당성 연구를 진행했다.
RAB는 영국 정부가 민간 사업자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고 사업자의 재원 조달에 정부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사업모델이다. CfD 방식과 비교해 사업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공동연구 과정에서 영국 정부가 제시한 RAB 모델 정보가 한전이 뉴젠 인수를 결정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따라 도시바는 뉴젠을 청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번 도사바의 뉴젠 청산 결정으로 뉴젠 인수를 통해 무어사이드 원전 수주를 하려던 한전의 계획이 무산되게 됐다.
다만 산업부는 무어사이드 원전수주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게자는 "한전의 뉴젠 인수가 어렵게 됐지만 뉴젠 청산 시 이 회사가 보유한 원전사업권은 영국정부에 반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영국 정부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추진의지가 강력하고, 한-영 양국은 무어사이드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원전수주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전과 함께 뉴젠 청산 등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영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