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말까지 중국은 스스로를 중국이라고 불러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자신들이 곧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으로 주변을 모두 야만시하는 오만을 부리기는 했다. 그들의 네 주변을 남만(南蠻) 북적(北狄), 서융(西戎), 동이(東夷)라고 하여 蠻(오랑캐 만), 狄(오랑캐 적), 戎(오랑캐 융, 되 융), 夷(오랑캐 이)에 다 ‘오랑캐’라는 뜻을 부여함으로써 중원의 한족을 자처하는 그들과 차별화하였다.
1949년, 모택동(毛澤東)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공포함으로써 마침내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칭으로서의 ‘중국’이 국호로 정착하게 되었다. 우리는 한때 반공이념 아래 ‘중국공산당’으로 적대시하며 그들을 ‘중공’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992년에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공이라는 말을 버리고 중국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서양에서는 중국을 왜 ‘차이나(China)’라고 부르는 것일까? 차이나는 진시황의 진(秦)나라인 ‘秦’에 대한 로마자 병음(幷音)인 [Qin]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Qin]이 발음하기 쉽도록 2음절로 진화하면서 [Chin na]가 되었고, 그것이 다시 China[tʃáinə]로 변한 것이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영토도 넓으며 자원도 많다. 특히 5000년을 이어온 찬란한 역사와 문화가 있어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우리는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말릴 수도 없고 말릴 생각도 없다. 다만,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주변을 무시하려 들고, 심지어는 ‘동북공정’ 등과 같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여 주변을 흡수하려고까지 한다면 그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서 지탄받아야 할 것이다.
중국이 진정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면 주변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주변이 없는 중심은 있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독자적인 가치로 존재할 뿐 그들의 주변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