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미국 기업들이 9월 수입 관세로 44억 달러(약 4조9300억 원)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52%나 증가한 것이다.
이번 수치는 미국 60여 개 산업협회가 뭉친 ‘관세가 심장부를 해친다(Tariffs Hurt the Heartland)’ 연합이 컨설팅 업체 트레이드파트너십과 공동으로 정부 자료 등을 조사해 산출했다. 중국산 수입품과 철강·알루미늄 등에서 약 14억 달러 규모의 관세가 늘어나면서 9월 관세 충격이 발생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연합 대변인인 찰스 보스타니는 성명에서 “미국 기업과 농부,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역사적인 비용 증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보스타니는 작년 1월까지 10년간 공화당 소속 루이지애나주 하원의원이었다.
44억 달러의 관세 중 5억4500만 달러가 철강과 알루미늄 추가 관세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중국에 막대한 추가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 기업이 지난 9월 부담한 관세는 8억 달러에 달했다. 심지어 이는 대중국 관세가 다 반영되기도 전에 이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7월과 8월 중국산 제품 1097개 품목(약 500억 달러 규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9월 24일부터는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규모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267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미국 수출업자들도 트럼프 관세 폭탄에 고통을 받고 있다. 상대국의 보복관세 대상이 된 제품의 출하는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26% 줄었다. 금액상으로는 25억 달러에 달한다. 해당 제품은 대두에서부터 버번위스키, 치즈까지 매우 다양하다.
CNBC는 무역 전쟁 과정에서 조선산업의 충격도 크다고 지적했다. 모터보트 제조업체 커렉크래프트의 빌 이어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상무부 청문회에서 “중국산 알루미늄 시트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이 120%에 달한다”며 “이중 삼중으로 새 관세가 부과되면서 원재료 값이 올라가 한때 유망했던 시장의 문이 닫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용이 커져도 고객에게 이 모든 것을 전가할 수는 없어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또 주요 시장인 유럽과 멕시코, 캐나다의 문이 닫히면 판매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채 “관세와 연관된 제품 수출은 16% 감소했으나 그렇지 않은 제품은 17% 증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