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한류(韓流)와 한풍(漢風) ②

입력 2018-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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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중국 정부는 세계에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1987년에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國家對外漢語敎學領導小組:외국인 대상 중국어교육 전담 국가기구)’를 설립하고, 그 산하 조직으로 세계 주요 국가의 주요 도시에 ‘공자학원’과 ‘공자아카데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 숫자는 1000군데를 넘고 수강생이 날로 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해외 한국문화원과 세종학당 등을 통하여 한글과 우리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공자학원과 공자아카데미에 투입하는 예산이나 인력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중국은 자신들의 문화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중국 문화의 아류(亞流)인 것처럼 가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지로 중국의 학교, 특히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내용을 보면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의 아류로 여기는 경향이 다분히 있으며, 심지어 한국을 과거 중국의 속국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이러한 경향의 중국 바람, 즉 한풍(漢風)이 전 세계에 파고들면 들수록 우리의 전통문화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싸이’나 ‘BTS’ 등이 창출한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상만 자랑스럽게 여길 뿐, 전통문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적극적이며 범국민적인 교육은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한국화, 한국음악, 한국무용, 서예 등 전통 문화는 날로 퇴조하고, 건물의 안팎에서 서양화, 서양음악, 서양놀이만 보고 들릴 뿐 우리 것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언젠가 중국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중국의 한 교수가 상당히 비판적인 어투로 “한류는 유행일 뿐, 문화가 아니다”라고 외치던 말이 기억난다. 한류! 자랑스러운 우리의 힘이다. 영원히 지속되기를 빈다. 그렇기 위해서라도 우리 문화의 뿌리인 전통문화를 오늘에 되살리는 노력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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