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민감한 업종인 금융과 전기, 비교적 밸류에이션이 높았던 IT 부문에서 시총 감소폭이 특히 컸다고 2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 여기에 최근 수년간 고공행진을 벌였던 뉴욕증시 조정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주가는 더 하락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뉴욕증시가 이달 초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세계적인 주가 하락 기조가 더욱 강해졌다. 뉴욕증시 다우와 S&P500지수는 최근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등락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팩트셋은 글로벌 시총이 26일 현재 약 71조6900억 달러로, 9월 말과 비교해 6조8800억 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증발한 금액은 약 770조 엔으로, 일본 국내총생산 약 550조 엔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상장사 시총 변동을 업종별로 정리하면 금융업의 이달 감소폭이 약 7450억 달러로 가장 컸다. 금융업 실적은 경기 변동 영향을 받기 쉬워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이 강하게 반영됐다. 금융업에서 지역별로는 미국(약 3910억 달러)이 가장 감소폭이 컸고 유럽(약 2730억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 재정 불안에 유럽 금융주에 대한 매도 압력이 강해졌다.
IT 기업을 포함한 기술업종은 이달 시총이 5730억 달러 증발했다.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는 9월 말 이후 주가가 약 30% 폭락했으며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세계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 주가 하락폭은 각각 20%에 달했다.
기술기업들은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그동안 주가수익비율(PER)이 수십 배에서 100배 안팎까지 치솟아 시장 평균인 20배 미만을 크게 웃도는 종목이 많았다. 그만큼 이익확정 매도가 나오기 쉬운 상태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전기업종 시총이 약 5510억 달러, 기타 제조업이 약 4820억 달러 각각 감소했다. 제약과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업종 감소폭은 5000억 달러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현재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은 내년 이후의 경기 감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풀이했다. 26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3.5%로, 월가 예상치인 3.4%를 웃돌았다. 그러나 같은 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19%, S&P500지수는 1.73% 각각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는 2.07% 급락했다.
픽텍투신투자고문의 마쓰모토 히로시 글로벌 자산운용부장은 “경기에 대한 불안과 높아진 주가에 대한 조정이라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