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원 런천미트’ 세균 검출…“멸균 처리됐다더니” 끊이지 않는 먹거리포비아

입력 2018-10-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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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캔제품 생산·판매 중단 후 제조·유통과정 원인 조사 중…식품사·정부 관리 부실 ‘도마위’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과 햄버거병 등 최근 몇 년 새 ‘먹거리포비아(식품 안전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이 여전히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식품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에서조차 위생 관련 문제가 연달아 터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상 청정원은 24일 캔햄 제품인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전날 식약처의 발표 이후 캔햄 전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인 23일 ‘런천미트’ 제품 가운데 2016년 5월 17일에 천안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들은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소비자 신고로 해당 제품을 수거, 검사한 결과 세균 발육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균 발육 양성은 세균이 검출됐다는 뜻이다.

대상 측은 멸균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며 세균 원인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은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런천미트’건으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당사 캔 전 제품의 잠정적 생산 및 판매 중지를 통해 고객 불안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조업체 측이 명확한 원인을 아직 모르는 데다 특히 이번 사고는 ‘멸균’ 제품이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걱정이 더 크다. 일반적으로 멸균 제품은 타 제품보다 엄격한 제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제조보다 유통 과정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포장재에 일부 흠집이 나는 경우 변질 가능성이 있다”며 “제조 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사고가 계속 일어날 경우 햄 제품을 비롯해 유아용 우유와 두유 등 멸균제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경우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될 수도 있다.

식품 위생 관련 사고는 잊을 만하면 발생해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다.

지난달에는 풀무원 푸드머스가 학교에 납품한 초코 케이크에 문제가 생겨 전국 학생 2207명이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풀무원푸드머스가 피해자 치료비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지만, 제조업체의 액상란에서 살모넬라균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결론 났다.

해당 문제는 최근 국감에서도 질타를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액상란의 살균 여부 현황이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의 문제와 식품 당국의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푸드머스 측 역시 사고 발생 당시 해당 제품의 전국 유통 경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업계에선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진 인재(人災)로 평가받고 있다.

학교 급식 케이크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은 최근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메가톤’에서도 검출돼 식약처가 회수조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앞서 지난해는 패스트푸드발 햄버거병과 살충제 계란이 논란의 주범이 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햄버거병의 경우 분쇄가공육의 단계적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의무화 방안을 마련했고, 살충제 계란의 경우 식품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여기에다 지난주 국감에서는 식약처가 기준치를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된 수입 식품에 대해 수거ㆍ검사 통보를 하지 않아 국내에 유통됐다는 사실까지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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