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수장, 또 ‘관피아’ 낙하산 잡음…잇단 정권 친화인사 내정

입력 2018-10-22 06:00 수정 2018-10-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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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남겨둔 4곳 기관장 교체...친정부 ‘코드인사’ 되풀이 우려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이 2일 임기를 1년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에 직원들은 당황했다. 김 원장은 2016년 9월 새로 출범한 조직을 큰 문제 없이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20여 일 남긴 시점에서 김 전 원장이 굳이 원장직을 내려놓을 이유도 없었다.

이틀 뒤 이계문 전 기획재정부 대변인이 신임 원장으로 내정됐다. 금융 공공기관은 금융위원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직원들 사이에선 “2년밖에 안 된 조직에 기재부 대변인이 왔으니 조직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나”라는 말이 오가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2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금융 공공기관 10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4곳의 기관장이 교체됐다. 이 가운데 개인사로 사퇴한 김규옥 전 기보 이사장을 제외하고 서민금융진흥원과 신보는 전임 기관장이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그만뒀다.

황록 신보 이사장은 2월 갑자기 직을 내려놨다. 곧바로 기재부 고위 관료 내정설이 돌았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용보증기금지부는 성명서를 내 “민주정부 들어서도 낙하산 인사의 망령이 끊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 자리엔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이 앉았다. 윤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됐다.

1월 임명된 이정환 주금공 사장도 이러한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사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에서 일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부산시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내는 등 이번 정권에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집권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전 정권이 했던 ‘코드 인사’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과 기보를 제외한 금융 공공기관은 금융위원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수은은 기재부, 기보는 중소벤처기업부 담당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초기엔 낙하산 인사를 안 한다며 개혁을 강조해 본보기를 보여야 했다”면서 “이제 취임한 지 1년이 넘었으니 정부에 협조했거나 정권 친화적인 인사를 앉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그동안 기재부나 정치권 출신이 금융 공공기관 수장으로 오면서 낙하산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때 ‘4대 천왕’이나 박근혜 정부 시절 서강대 출신인 ‘서금회’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기관장을 특별한 이유 없이 바꿔 전문성과 정책 연속성에 허점이 생기는 것이다. 2~3년 임기를 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기관장을 바꾸면 정책의 연속성을 해친다. 새로운 기관장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된다.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진다. 특히 특별한 이유 없이 기관장 자리를 몇 개월 동안 비워 두면서 오해는 더 커진다. 제 식구를 챙겨 주려 자리를 비워 두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김 전 기보 이사장은 4월 사퇴했으나 이달 10일에야 정윤모 신임 이사장을 임명했다.

다만 전 정권처럼 한 세력에 몰아주는 경향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 공공기관의 한 임원은 “문재인 정부가 약한 부분이 ‘금융’”이라며 “친정권 인사를 앉히고 싶어도 정부 기조와 같이 가는 인물이 많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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