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제주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라는 슬로건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제주 남방해역과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일대에서 진행된다. 관함식은 국가통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해상사열 의식으로, 각국 해군이 함께하는 국제관함식은 참가국 간 우의를 다지는 세계 해군의 축제로 불린다.
이번 행사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관함식이 어디에서 열릴 것인가 애초 조금 논란이 있었다”며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관함식이 제주도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참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변인은 “11년 동안 많은 고통과 상처가 있었던 강정마을 문제를 문 대통령이 치유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래서 제주도를 갈등과 분쟁의 섬에서 평화와 치유의 섬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 있었고, 제주를 전쟁이 아닌 평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연장 선상에서 관함식과 강정마을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은 오늘 관함식 끝난 뒤에 강정마을 주민과 간담회 있는데 이 자리에서는 지난 11년 동안의 몸과 마음을 다치신 강정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할 것이다”며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치유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히실 것이다”고 얘기했다. 또 그는 “문 대통령은 제주해군기지가 제주도를 넘어서서 동북아시아 평화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말씀 하실거다”며 “강정마을의 용서와 화해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는 말씀도 하실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일출봉함’에는 대한민국 해군의 영웅이자 전 세계 해군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기리고자 조선수군 대장기인 ‘수자기(帥子旗)’가 게양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조선시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3도 수군 총사령관인 삼도수군통제사가 사용했던 대장기를 해상사열 지휘함에 게양함으로써 우리 해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해양강국 대양해군의 의지를 표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삼도수군통제사는 조선시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시초다.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에 통제영을 두고 수군을 총지휘하면서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여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바 있다.
시승함인 ‘독도함’(LPH·1만4천500t)에는 ‘데니 태극기’ 모양의 태극기를 게양한다. 데니 태극기는 고종이 대한제국의 외교고문이었던 미국인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로,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추정된다.
해군은 이번 관함식에서 독도함의 함명에 걸맞게 대한제국 시절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뤄낼 때까지 긴 시간 동안 거리에서, 전장에서 국민의 가슴 속에서 펄럭였을 역사의 깃발을 대한민국 태극기와 나란히 게양한다.
독도함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병선 간 신호체계로 사용했던 이순신 장군 ‘전술비연’도 재현된다. 50여 종의 문양이 전해오는 전술비연은 문양마다 다른 암호를 넣어 작전명령을 전달하는 데 사용했던 신호연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전술비연은 3종으로 △수리당가리연은 ‘정찰’ △이봉산연은 ‘집결’ △홍청외당가리연은 ‘공격’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함식 연출 순서에 따라 세 가지 연을 독도함에서 또 다른 시승함인 천자봉함(LST-Ⅱ·4천900t) 방향으로 날릴 예정이다.
해상사열은 △국내 함정·항공기 해상사열 △특전단 요원 고공·전술강하 △외국 군함 해상사열 △우리나라 공군기 축하비행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이번 관함식에 일본과 중국은 함정을 보내지 않았다. 다만 1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제16회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에는 양국 모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