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국감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정부의 ‘가짜뉴스와 근절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가 연일 가짜뉴스 타령에 몰두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의 베트남 방문 왜곡에서 시작된 가짜뉴스 대응이 지나치다는 생각”이라며 “이 문제에 정부가 사활을 걸고 총력 제재로 대응하는 모습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독재는 총칼로도 시작되지만 표현의 자유를 공권력이 억압하면서 시작될 수도 있다”면서 “정부의 가짜뉴스 근절대책은 총리와 대통령, 정부에 어떤 비판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정부의 과잉 대응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도 질의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국민이 있느냐, 미군 잠수함과 세월호가 충돌했느냐,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말을 믿느냐”면서 “이런 가짜뉴스가 나왔을 때 정부가 조사한 적이 없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소속 추혜선 의원도 “민주국가에서 허위조작정보를 어떻게 국가가 나서서 잡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추 의원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향해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셨던 이 총리께서 가짜뉴스를 사회적 공적으로 지목하고 검경의 수사를 지시했다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그만두시라고 총리에게 보고드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의원은 “표현의 규제를 어떻게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규제 대상이 명확해야 하는데 명확하게 잡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다 끝날때까지 가짜뉴스의 정의조차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런 전쟁 하지 말고 민생문제에 전쟁 벌일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 유통을 엄벌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이야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이전 정부에 정당하게 제기한 의혹이 허위조작인지 진실인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당시 정부는 불편했기에 허위조작이라고 했다”면서 “허위조작의 기준이 정부가 듣기 불편한 정도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처럼 언론의 영역에 있지 않으면서 누가 봐도 명백하게 허위 정보인 것이 마구 흘러다니고 확산되면서 개인이나 단체의 명예를 엄청나게 훼손한다면 방치하는 것도 문제 아니겠느냐”면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명백한 허위조작정보를 이번에 단호하게 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라고 비판하면서 가짜뉴스 차단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