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바꾸고 태를 벗는다. 태는 태반(胎盤), 즉 엄마 배 속의 ‘아기집’이다. 환골탈태는 한마디로 바탕부터 모든 것을 바꿔 몰라볼 정도로 나아졌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자성어가 그러하듯 환골탈태 역시 역사적인 배경이 있으며,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옛사람의 시문 형식을 바꿔 그 짜임새와 수법이 먼저 것보다 잘되게 함”이라고 풀이한다. 시 짓는 방법과 관련 있는 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환골탈태는 옛 시를 짓는 방법인 환골법과 탈태법에서 유래했다. 남이 쓴 시의 본뜻은 살리고 시어(詩語)만 달리 표현하는 것은 ‘환골법’, 본뜻을 조금 변용해 자신의 시에 담아내는 방식이 ‘탈태법’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환골은 시의 표현을 달리하는 것이고, 탈태는 시가 담고 있는 뜻을 바꾸는 것이다.
환골탈태의 또 다른 뜻은 “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됨”이다. 외모나 생활태도, 실력 등이 놀랄 정도로 나아졌다는 의미이다. 요즘엔 더 나아가 사람뿐만 아니라 조직이 문제점을 완전히 뜯어고쳐 발전적으로 변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에는 ‘환골탈퇴’라는 말이 너무나도 흔하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관계를 끊고 물러난다는 ‘탈퇴(脫退)하다’와 환골탈태의 뒷부분을 혼동한 것일까? 심지어 글로 먹고사는 작가, 기자들 중에도 ‘환골탈퇴’를 바른 말로 알고 쓰는 이가 있다. 텔레비전 자막은 심각하다. ‘방방곳곳(방방곡곡의 오류)’, ‘홀홀단신(혈혈단신의 오류)’ 등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오류가 바로 ‘환골탈퇴’이다.
말과 글의 전문가 집단에 속한 사람이라면 바른 말만을 써야 한다. 이는 말글살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책무이다. 바야흐로 내실을 다진다는 의미의 환골탈태가 절실한 시절이다.
이투데이는 창간 8주년을 맞아 새롭게 단장했다. 베를리너판으로 뼈대를 바꿨고, 석간신문에서 조간신문으로 태를 바꿔 썼다. 인터넷 미디어 시대에 독자들께 더욱 빠르게 정확하고 수준 높은 기사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신문의 역할을 굳건히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환골탈태한 이투데이의 혁신 노력에 큰 성원을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jsjysh@